<앵커 멘트>

날씬하고 예쁜 다리를 원하는 것이 여성들의 마음인데요.

최근 예쁜 종아리를 만들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칫하면 발목이 마비되거나 까치발이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 도대체 예쁜 종아리를 만든다...어떤 수술을 한다는 건가요?

시술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원리는 종아리 근육으로 가는 운동 신경을 차단해 근육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멀쩡한 근육을 줄인다면 아무래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리포트>

네, 종아리 성형시술을 하는 일부 병원에서는 부작용이 없고 수술 직후 바로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광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뒤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아 까치발로 생활하거나 발목 마비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해 1월 직장인 이 모 씨는 강남에 있는 모 성형외과에서 2백만 원을 주고 종아리 성형수술을 받았습니다.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유독 종아리가 두꺼워 스트레스가 심했던 이씨.

고민 끝에 종아리 성형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녹취> 이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여자니까 치마를 입고 싶어서...'(수술하면) 3센티미터는 기본이다. 8센티미터까지(굵기가) 준다.' 그렇게 말했거든요. 재발이 없다. 그리고 부작용 전혀 없다."

단 한 번의 간단한 시술로 꿈꾸던 예쁜 종아리를 만들어준다는 성형외과의 광고에 끌렸습니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없다는 말에 안심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1년 여 동안 모두 3번의 수술도 모자라 수면마취 시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녹취> 이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총 5번을 한 거예요. (집안에서) 화장실 가는 것도(앉은 채로) 방바닥을 끌고 밀고 다니면서 부축 받아서 이렇게. 완전히 엉망인거죠. 생활이. 까치발로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리 자체가 구부러지지 않고..."

그렇게 고생한 보람도 없이 이 씨의 다리는 예뻐지기는 커녕 원래 다리보다 더 부은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녹취> 이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다리는 예전보다 훨씬 굵어졌고요.(근육) 알은 그대로 또 완전히 재발했고요. 가만히 있어도 찌릿찌릿 오는 게 여전히 있고요. 허벅지까지 막 찌릿찌릿 같이 오거든요."

비슷한 시기 이 씨와 같은 성형외과에서 종아리 수술을 받은 대학생 박 모 씨의 다리는 모두 네 번에 걸친 수술을 받는 동안 아예 다리 모양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녹취> 이인재(변호사) : "좌우 다리가 양쪽이 비대칭, 불균형이 발생한 것입니다. 수술하고 나서 결과적으로 더욱 더 이렇게 짝짝이가(되고), 수술 전에 없던 이런 함몰 부위가 발생했습니다."

왼쪽 종아리는 근육 한쪽이 움푹 들어가 버렸고, 오른쪽은 한눈에 보기에도 울퉁불퉁하게 근육이 튀어나와 버렸는데요. 심지어 감각신경까지 손상됐습니다.

단순히 예뻐지려고 종아리수술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20대 초반의 한 모 씨는 밤중에 다리가 저려 깨는 증상으로 고민하던 중, 종아리 성형수술을 받으면 그런 증상도 사라지고, 다리까지 예뻐진다는 말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한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병원에서) 무용하는, 다리로 먹고 사는 사람들 정말 많이 했다고. 발레리나 같은 경우. 회사 다니는 사람들도 쉬는 시간에 잠깐 와서(수술)하고 가고..."

수술 뒤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거짓이었습니다.

집안에서도 8센티미터 이상 굽이 높은 구두를 신지 않고서는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였고, 심한 가려움과 통증은 수술 뒤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녹취> 한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구두 굽이) 10센티미터. 그리고 그 다음이 8센티미터. 그렇게 계속 신고 돌아다닌 거예요. 집안에서. 맨 바닥에 닿잖아요. 그러면 종아리 뒤가 끊어질 것 같아요.(가려워서) 피가 날 정도로 제가 막 긁어요."

체질 때문에 회복이 더디겠거니 하며 참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부작용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상담 후 재수술 날짜까지 받았었다는 한씨.

하지만 재수술 날짜에 찾아간 병원은 황당하게도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녹취> 한00(종아리 성형 부작용 피해자) : "예약날짜에 병원에 갔더니 폐업이라고 딱 안 적혀 있고, 그동안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식으로 쪽지만 달랑 그리고는 그냥 끝이었어요. 진짜 황당했어요. 어떻게 사람을 가지고 장난을 치나..."

문제가 된 해당 성형외과에서 종아리수술을 받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함께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고, 이 가운데 28명이 해당 병원장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인재(변호사) : "예뻐지기 위해서(병원에) 갔는데 거기에 어떤 정확한 임상에 대한 근거 없이 의사가 돈을 벌면서 환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게 제가 볼 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 종아리 수술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부분 간단한 시술로 예쁜 다리를 가질 수 있다는 병원 측의 광고를 믿었습니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김 모 씨도 그런 광고를 보고, 종아리 수술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00(지난 10월 종아리 성형) :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면 수술 당일부터 등산도 가능하고, 운동도 가능하다고 나와 있거든요."

20여분 정도 소요된 수술은 말 그대로 간단하게 끝났지만, 두 달이 다돼가는 지금까지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녹취> 김00(지난 10월 종아리 성형) :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그게(잘 때는) 한참동안 다리근육을 안 쓰잖아요. 그러니까 진짜 이러고 걸어요. 결코 땅에 다 닿지 않고요. 허리가 아파요. 이렇게 계속 걸으니까."

현재 까치발로 생활하는 김씨.

굽 높은 구두를 신으면 고통이 덜하다지만 그 상태로 근육이 굳어질까봐 아픔을 무릅쓰고 일부러 낮은 신발을 신고 다닙니다.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다리에 조금이라도 힘을 덜 주기 위해 몸을 기댈 수 있는 벽부터 찾고, 틈만 나면 지하철에서조차 신발을 벗고 까치발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00(지난 10월 종아리 성형) : "서 있을 때는 항상 어딘가에 기대어 있으려고 노력을 해요. 다리 한 쪽이 안 닿으니까..."

이런 종아리 성형수술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종아리 수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높기만 합니다.

<녹취> 김건우(시민) : "다리 예쁜 여자가 예뻐 보이잖아요. 요즘 청바지 같은 것도 스키니진 많이 입으니까,(종아리) 성형수술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녹취> 유차미(시민) : "요즘에는 다 작은 사이즈니까 옷 사려면 또 예쁘게 다리도 거기에 맞춰야 하니까요. 다리에 자신이 없으면 성형을 해서라도 예뻐질 수 있는 거잖아요."

종아리 성형은 일반 성형과는 달리 몸을 지탱하는 다리 근육의 기능을 억제하는 시술인 만큼 부작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녹취> 신이경(정형외과 전문의) : "종아리 성형의 핵심은 근육의 기능을 담보로 해서 미용적인 목적을 취하고자 하는 수술입니다.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게 되면, 회복될 수 없는 부분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전성이 검증된 곳에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시술을 결정하여야..."

검찰은 종아리 지방제거술 전문의라고 광고를 한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여성들에게 잘못된 시술을 해 감각 신경을 손상시킨 혐의로 서울 모 성형외과 40살 박 모 원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